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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설 ‘삼총사’의 성격 닮은 그 맛
작성일 2017.06.07 조회수 39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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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설 ‘삼총사’의 성격 닮은 그 맛
“아버지는 늘 제게 ‘다르게 생각하라’고 말씀하셨습니다.”
전설적 와인메이커 안젤로 가야(Angelo Gaja·78)가 한 말이다. 그는 최근 ‘산 로렌조의 포도와 위대한 와인의 탄생’
한글판 출간을 축하하고자 우리나라를 방문했다. 이 책은 미국인 작가가 ‘소리 산 로렌조(Sori San Lorenzo)’ 와
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일지 형식으로 엮은 것으로, 소리 산 로렌조는 안젤로 가야가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‘다르
게 생각해’ 만들어낸 걸작 와인이다.
가야 와이너리는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(Piemonte) 주의 작은 마을 바르바레스코(Barbaresco)에 자리하고 있
다. 가야는 현재 5대째 내려오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, 4대손인 안젤로 가야는 1970년 와이너리를 넘겨받아 전 세
에 바르바레스코 와인의 위대함을 알렸다. 바르바레스코는 네비올로(Nebbiolo)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으로 우아
과 복합미가 뛰어나 ‘이탈리아 와인의 여왕’이라고도 부른다.

소리 산 로렌조는 소리 틸딘(Sori Tildin), 코스타 루시(Costa Russi)와 함께 가야를 대표하는 와인 삼총사다. 그런데
이 와인들의 등급은 최고인 ‘Barbaresco DOCG’가 아니라 한 단계 아래인 ‘Langhe Nebbiolo DOC’다. 최고 등급이
려면 100% 네비올로여야 하는데, 안젤로 가야는 바르베라(Barbera) 포도를 소량 섞어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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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‘산 로렌조의 포도와 위대한 와인의 탄생’과 가야를 대표하는 와인 삼총사 코스타 루시, 소리 산 로렌조, 소리 틸딘(왼쪽부터).
[사진 제공 ·김상미,신동와인]

“과거에는 바르바레스코 와인에 바르베라를 조금씩 섞곤 했습니다. 1966년 와인 등급을 만들면서 네비올로만 쓰도
록 정한 거죠. 최고 등급을 받으려고 무조건 규정을 따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. 저는 바르베라가 섞여야 맛과 향이
더 풍부해진다고 믿거든요.”
안젤로 가야의 설명이 이해는 됐지만, 자기가 만든 와인 가운데 가장 비싼 와인의 등급을 한 단계 낮춘다는 것은 ‘
르게 생각하는’ 수준을 넘어 지나친 배짱이 아닌가 싶었다. 하지만 등급보다 정확한 것이 소비자의 입맛이다. 가
의 최고급 와인 삼총사는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좋은 빈티지는 100만 원 이상을 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
다.

소리 산 로렌조, 소리 틸딘, 코스타 루시는 모두 단일 포도밭(single vineyard) 와인이다. 밭 이름이 곧 와인명이고,
와인의 맛도 밭의 성격을 유감없이 드러낸다. 소리 산 로렌조는 과일향이 농밀하고 타닌이 짱짱해 강건한 느낌을
준다. 소리 틸딘은 향미가 화려하고 보디감이 묵직하며 부드럽다. 코스타 루시는 다양한 향의 조화가 섬세하고 우
아하기 그지없다. 소설 ‘삼총사’의 등장인물과 비교하자면 소리 산 로렌조는 신중한 아토스, 소리 틸딘은 호기로운
포르토스, 코스타 루시는 지적인 아라미스를 연상케 한다.
2013년산부터 가야 삼총사는 등급이 ‘Barbaresco DOCG’로 바뀐다. 안젤로 가야의 뒤를 잇는 세 자녀가 고민 끝에
내린 결정이라고 한다.


“이제 그들의 시대가 왔고, 이 변화는 그들 나름의 ‘다른 생각’입니다. 네비올로만으로 만든 와인은 테루아르(terroir
)의 순수함을 더 많이 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.”

안젤로 가야의 표정에는 후대에게 거는 기대가 가득했다.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늘 변화를 추구하는 가야.
이것이 가야 와인을 명품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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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젤로 가야.[사진 제공 ·신동와인]



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@gmail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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